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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존 템플턴(John Templeton)은 주식시장을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간의 게임"이라고 말 한 바 있다. 매일매일 시장에서 발생하는 거래량은 낙관(매수)과 비관(매도)이 만나 발생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유가증권 자산의 유 동화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 게임에서 결국은 낙관론자가 이긴다" 라고 다시 말한다. 즉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매수 후 보유 (Buy & Hold)' 전략을 펼치는 투자자가 '매도와 매수(Sell & Buy)'를 반복하는 투자자보다 수익률에 서 앞설 것이다라는 말로도 해석해볼 수 있다.
템플턴의 이러한 말 속에는 그의 70여 년 월가 경험이 녹아있다. 즉 다우지수가 170이었던 지난 1937년에 월가에 발을 들여놓 은 이래 1만4000을 기록했던 현재까지 주식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그에겐 시장의 일희일비와 공포, 온갖 변덕스런 심리작용들과 그것 들에 의존한 매매행위가 참 부질 없는 행위로 보였을 수도 있다.
1987년은 다우지수의 역사적 해이기도 하다. 그 해 1895에서 시작했던 다우는 8개월 동안 44%가 올라 2722까지 상승했다 가 이내 정점을 지나 두 달 동안 약 1000가 하락하며 사상 최악의 폭락을 기록한다. 그 유명한 10월19일 '블랙 먼데이'에 는 하루 만에 508포인트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끊어 놓기도 했다.
그러나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폭락의 변곡점을 지나 다우지수는 그 이후 10여 년 동안 지속적인 상승을 거듭하여 급기야 99년에는 역사적인 '1만'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블랙먼데이'와 같은 대폭락 장세에서도 초연함과 평상심을 유지하며 장기투자를 견지했던 낙관적 투자가들은 시장에서 투자성과를 얻었을 것이고, 성마르게 매매에 의존했던 투자자들은 아마도 투자손실을 얻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대단히 크다. 직접투자를 했든, 펀드가입을 통한 간접투자를 했든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참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필자는 그러한 투자자들에게, 특히 펀드가입자들에게 "Never Mind(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다음의 몇 가지 조건들이 전제된다면 말이다.
우선 투자하고 있는 자금의 성격을 따지고 싶다. 즉 주식 관련 투자자금은 각자에게 가장 여유 있는 장기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소한 2,3년은 묻어놔도 각자의 현금 흐름에 문제가 되지 않을 그런 자금을 말한다.
일단 이러한 자금이 확보된다면 다음으론 펀드를 골라야 할 것이다. 물론 펀드를 고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는 장기투자를 전제로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 천착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첫째로 펀드의 운용 수익률만을 보지 말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펀드 가입자들의 경우 펀드의 수익률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매 우 높다. 그러나 운용 수익률이 높다는 사실은 그만큼 높은 위험을 취했다는 말과 다름 아님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따라서 수익률만큼 중요하나, 간과하기 쉬운 위험관리 지표들을 쳐다 봐야 한다. 즉, 다음의 세가지 지표들이다.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베타, 그리고 샤프(Sharpe)등이 그것들이다.
표준편차란 수익률의 변동성(Volatility)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절대위험지표다. 예컨대,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5%, 표준편차가 20%로 측정되었다면 그 펀드의 수익률은 -15%에서 25%까지 변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베타란 어떤 특정 기준 수익률과 펀드의 수익률간의 상대적인 관계를 알려주는 위험지표다. 만일 특정펀드의 베타가 0.5라면 코스피가 10% 하락했을 때 당해 펀드의 하락률은 5%라는 말이 된다.
다음으로 샤프(Sharpe)지표는 펀드가 부담하는 위험한 단위에 대한 초과수익의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어느 펀드의 샤프지표 가 타 펀드에 비해 높다면 펀드가 부담한 위험 1단위에 대해서 더 높은 초과수익을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사회책임투자를 표방하는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서스틴베스트의 평가모델(ESGI)로 국내 상장회사 100곳의 사회 적, 환경적 책임과 지배구조(ESG) 측면을 분석해본 결과, 우수한 기업군(A+등급)보다 불량한 기업군(D등급)의 변동성 (Volatility)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분석에는 제이피모간(J.P. Morgan)의 위험 매트릭스 (Risk Metrics)를 썼다.
과거 1년7개월 동안의 주가를 백테스팅(Back Testing) 해본 결과 역시 ESG 우수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주가를 상회(Outperform)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
이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ESG 우수 기업들'이 '불량한 기업들'보다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주가 수익률에서도 앞선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템플턴의 말을 음미해 보자. 주식투자에서 낙관론자들이 이긴다면 우리들도 시장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 보단 침착하게 각자의 생업에 전념하자.
다만 장기투자를 할 것, 펀드의 위험지표를 살필 것, 그리고 해당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사회책임적 관점에서 얼마나 우수한 기업들이 편입되어 있는가 하는 사실 등을 확인했다면 숙면의 밤을 보내도 좋다.
머니투데이 2007년 8월3일자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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